시장 '패닉 셀'에 트럼프 '파월 해고' 한발 물러서..

2025-04-24 15:5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몇 주 동안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퇴 압박을 이어가며, 그의 해임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파월 의장을 "루저"(loser)라고 표현하며, 금리 인하를 거듭 압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그 같은 발언을 철회하고, “나는 그를 해고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태도를 갑자기 바꿨다. 그는 “나는 그가 금리 인하에 좀 더 적극적이길 바란다”며 파월 의장에게 금리 인하에 대한 더 많은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또한 언론이 자신에 대해 거짓된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하며, 자신이 내리는 최종 결정권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 변화는 미국 내 경제 및 금융 전문가들, 특히 재무부와 상무부 장관들의 조언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변화한 배경에는 두 명의 주요 장관인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의 조언이 있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파월 의장을 해임할 경우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고, 트럼프가 원하는 금리 인하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러트닉 장관은 파월 의장을 해임하더라도 연방준비제도 내 다른 이사들이 파월 의장과 비슷한 통화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아, 금리에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파월 의장의 해임이 이루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논란과 시장의 혼란을 경고하며, 대통령이 금리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해임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연방준비제도는 그 자체로 독립적인 기관으로, 법적으로 연준 의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해임될 수 없다. 연준 의장을 해임하려면 위법 행위나 부적절한 행위가 있어야 하며, 법원에서만 해임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려고 한다면, 그에게는 구체적인 정당한 사유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파월 의장은 법적으로 해임될 가능성이 낮으며, 그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 이어진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부족하고, 실제로 해임이 이루어지면 금융시장에서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에도 금리 인하를 압박해 왔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혔으며, 그 중에서도 파월 의장에 대한 비판은 가장 두드러졌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던 연준의 결정을 두고, 금리 인하를 더 많이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금리가 낮아야만 미국 경제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파월 의장이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러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정책을 결정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요구는 실현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물가 상승률 하락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금리를 내렸지만, 현재 경제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해임하더라도 금리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연준은 미국의 무역 분쟁과 관련된 문제, 즉 관세 전쟁으로 인해 경제 지출과 고용이 위축되고 있으며, 동시에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도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연준은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경제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은 금리 인하보다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얻는 것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파월 의장이 해임되면, 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으며, 미국 금융시장에서의 신뢰가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액세스/매크로의 팀 마헤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의장이 퇴진할 경우, 시장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일 것”이라며, “상황이 너무 빠르게 악화되면, 대통령이 즉시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시스템적인 금융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퇴진할 경우, 금융 시장에 끼칠 악영향을 예고하는 발언이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과 러트닉 장관의 조언을 듣고, 파월 의장의 해임을 보류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된 태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얻기 위해서라도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결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해임이 아닌 다른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파월 의장의 해임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